컬럼


한국 비즈니스맨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루덴스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멋지게 보이던 테이블이 있습니다. 바로 비즈니스 테이블입니다.  

협상을 하든 홍보를 하든 이 비즈니스 테이블 위에서는 '전문적이며 세련된 지식'과 '논리정연하며 날선 판단력'으로 

스피디하고 멋지게 일처리를 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끝나고 리셉션, 파티자리로 옮깁니다.

재즈음악이 흐르고 화사한 분위기의 파티장으로 장소가 바뀌자마자 멋있게 보였던 비즈니스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꼬꼬댁" 갑자기 촌닭으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자세, 표정, 행동거지, 말투 등 모든 것이 어색하고 촌스럽게만 보입니다.

외국인이 많을수록 해외로 나갈수록 그 증세는 더 심해집니다. 아마도 외국어라는 장벽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설령 외국어를 잘 구사한다고 해도 협상 테이블 위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소통과 파티 자리에서 프라이빗한 

소통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외국어를 쓰는데 한 곳에서는 잘 하다가도 다른 한 곳에서는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말레이지아, 싱가폴 등도 같은 아시아권 비즈니스맨이지만 그들에 비해 한국인, 일본인이 유독 힘들어합니다.


반면, 서구권 비즈니스맨들은 오히려 리셉션, 파티자리에서 물만난 고기 마냥 이곳 저곳 쑤시고 다니면서 즐겁게 대화

를 나누고 활발히 명함을 주고 받습니다. 사실, 비즈니스 협상자리보다 이런 자리가 더 사람들과 친분을 쌓기가 좋고 

빅딜의 기회는 오히려 이런 자리에서 예기치 않게 성사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고 사람의 지갑

을 열게 하거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것은 이성의 힘이 아닌 감성의 힘이기 때문이죠.


한국 비즈니스맨은 이런 대화에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남자들끼리 모여있으면 별대화가 없거나 있더라도 

서로 힘자랑, 돈자랑, 나이 비교하고 학연 지연따지며 서열세우기에 바쁩니다.  

놀이에 대한 이야기도 골프와 등산, 술 빼면 시체입니다.  그들은 소소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서로 다양한 관점에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대화하는 서구권 비즈니스맨을 보면 이해가 안갑니다. 


왜 그럴까요? 

간단히 말하면 '놀이'에 대한 관점이 달라서 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비즈니스맨에게 '놀이'란 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도구였습니다. 

하루빨리 산업화를 이루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불철주야 일만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일'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놀이'도 더 일을 잘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쓰여졌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빨리 스트레스 풀고 다시 일하러 돌아갈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폭탄주'로 대표되는 '술문화'와 '노래방' 문화가 그토록 발달한 것입니다.  


'요한 하위징아'라는 네덜런드 학자가 쓴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라는 유명한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놀이개념을 

문화의 개념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데 언어, 시, 경기, 전쟁, 심지어 소송까지도 놀이와 연계해서 설명하고 있습니

다.  이 책에서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서구권 비즈니스맨은 '놀이'를 좀더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것 같습니다. 

즉, 놀이를 통해서 문화예술, 매너, 교양을 배우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파티 시간을 즐기고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을 동안, 우리에게 이 시간은 다시 일하러 돌아가기 위해 스치듯 지나가는 정거장정도로만 취급해온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배우지 못했고 파티장만 가면 한자리에 틀어박혀 안나오는 것입니다.


이제는 '놀이'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놀이'도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아니 더 나아가 놀이도 전략적으로 일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내 삶을 지키는 무기로 장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쉬운 인간은 호모 루덴스 쪽이라기보다는 호모 사피엔스(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 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현재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가장 많은 일자리를 잃을 사람들은 이전에 지식경제분야에 종사했던 노동자들일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지식경제분야라 함은 주로 ‘논리적 사고에 기초한 전문적인 지식’과 ‘판단’을 적용하는 직업을 말하는 것인데, 

이 두가지 기술은 인공지능이 압도적 우위를 갖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사, 회계사, 의사, 약사, 기타 다른 전문직일수록 인공지능의 진가가 더 발휘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일하는 데 있어서 그동안 통용되었던 '멋지고 세련되다'는 의미도 바뀌어져야 합니다.  '일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하는 것이 멋진 것이 아니고 인간냄새 풍기며 여러 사람들로부터 감성과 공감을 이끌어내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멋지다' 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언급했듯이 기존에 연상되는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스마트하게 일하는 비즈니스맨'의 모습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는 사자앞에서 한마리의 토끼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런 감성과 공감능력이 많은 사람은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호모 루덴스와 닮아있지 않을까요? 

취준생들도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나갈 우수 인재는 스팩과 영어실력, 인터뷰를 준비하던 것에서  '놀이'와 '예술적 소양과 감성', '취미생활'을 준비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질 지 모르겠습니다. 

전에는 '미운오리새끼'에 불과했던 호모루덴스가 이제는 '화려한 백조'가 되어 창공을 훨훨 날아오르는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호모사피엔스와 호모루덴스 중 어느 쪽에 가깝습니까?